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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모 - 자맥질로 자전거 산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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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보통 여기 애들은 4살, 5살 정도 되면 수영이 아니죠. 그냥 헤엄이죠. 헤엄을 치면서 솔직히 그때는 자원이 풍부하니까. 말똥성게나 우리 말하는 고동, 홍합 작은 것. 부모한테 나고 자라서 부모한테 보고 배운 게 그거거든. 그때 공부를 가르쳤겠어, 뭘 했겠어. 그러니까 해녀 애들이나 이런 애들은 다 자맥질을 할 줄 알았어요. 그래서 그걸 잡아서 불을 지펴서 구워 먹고 그런 식으로 했고. 그리고 여기 천초라 해서 지금은 저거로 대체가 됐는데 그때는 천초가 뭐냐면 우뭇가사리. 해초묵 만드는 재료. 그거는 한천이라고 하잖아요. 그건 옛날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은 게 아니고 일본으로 전량 수출했거든. 그래서 바다로 이렇게 가서 자맥질해서 바다 수심 한 2-3M 정도 되면 그게 있어요. 손으로 일일이 뜯어야 되니까. 그걸 뜯어요. 해초를. 뜯어서 모래사장에다 말려요. 말려서 장사꾼들이 근으로 가져가거든요. 그걸 팔아, 장사꾼한테. 애들이 팔면, 그때 고소득이 해산물 빼고. 해초로 하는 게 미역보다 그게 더 비쌌어요. 그걸 말려서 팔면 그 돈 가지고 자전거를 샀어요. 우리 어렸을 때 첫 자전거를. 우리 친구들도, 서울에 있는 친구들도 자전거 산 애들이 없었거든요. 자전거를 그때 어른들 짐자전거 같은 걸 타고 있었는데 그때 삼천리 자전거라고 해서 새로 나온 게 요즘 식으로 된 자전거 그런 게 있었어요. 그거 타면 동네에서 이거야 이거. 같이 타고 싶어서. 태워달라 그러니까. 한 놈이 그걸 사니까 똑같이 하는 거야. 매년. 그러니까 해녀 애들 집에 자전거가 다 있었어요. 그렇게 하고. 지금도 여기 피서객들이 많이 오는데 지금이야 그때 피서객들이 지금이야 해루질이나 이런 걸 하지만 그때 그 사람들은 모르니까. 해산물 먹고 싶어도 모르니까. 그걸 우리가 이용한 거지. 그래서 그 사람들한테 전복 몇 마리 주고 해삼 몇 마리 주면 그때 돈으로 5,000원. 5,000원이면 지금 돈으로 값어치가 한 10만 원 돈 되는 거예요. 그래서 바꿔 먹고. 고기 낚는 거는 우리가 또 잠수를 잘 하니까 작살을 만들어서 고기를 찔러요. 노래미나 우럭 이런 것들 한 30마리씩 찔러. 그러면 고기를 끈으로 해서 아가미를 끼워서 한 마리 한 마리씩 들어갈 거 아니야. 그럼 그거를 어깨에 매. 여기 신작로로 한바퀴, 두 바퀴 왔다 갔다 해. 걸어 다녀요. 그러면 가는 사람 오는 사람이 사가지고 가. 1,000원 2,000원. 그렇게 용돈 모으고. 그렇게 생활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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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랑 진태근 부부

정금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