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최북단. 야트막한 산과 너른 바다 사이에 비밀처럼 위치한 갈남마을. 17세기 전후 입향시조인 여양(驪陽) 진씨가 이곳에 정착하며 마을이 형성되었다. 여양 진씨 가문에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낙향하여 갈남 바닷가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전날 없던 바위가 바다 위로 올라와 있었다. 이상히 여기고 살펴보니 바위 전체에 전복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해산물이 풍부하여 살기 좋은 곳임을 알고 갈남마을에 살게 되었다”고 한다.
40~50년대에는 명태잡이, 60~70년대에는 미역 채취를 하려는 사람들이 마을에 몰려 빈방이 없을 정도였고, 근방 어촌 중에서 가장 돈이 많았다고 갈남 사람들은 자랑스레 말한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한적한 바닷마을에 불과하지만, 수 세기 동안 바다에 삶을 두고 살아온 곳인 만큼 이곳엔 비밀 같은 이야기가 가득하다.
옛날 갈남마을은 근방에서 가장 번성한 어촌이었다.
미역과 명태가 배마다 그득했고, 외지에서 일하러 들어온 사람들로 빈방이 없을 정도였다. 지나가는 개가 500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닐 정도로 돈이 흔했다고 한다. 그때 일하던 해녀, 머구리 잠수부, 어민이 지금은 70~80대 어르신이 되었고, 여전히 바다와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다. 물양장이 생기고 조명이 설치되는 등 조금씩 현대화되고 있지만, 곳곳에는 여전히 옛 모습이 남아 있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마을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보면 어떨까.
갈남에서 나는 모든 해산물이 다 경매장으로 향했을까? 그렇진 않았을 것이다. 일부는 밥상에 올라, 고된 뱃일에 허기진 배를 채워주곤 했을 것이다. 갈남 사람들은 해산물을 어떻게 잡고 어떻게 요리했을지, 각 장인이 알려준 채취와 요리 비법을 전시한다.
삼척 여행 지도를 펼친다. 삼척해수욕장이나 장호항은 소개하면서도, 그 어떤 책도 갈남마을은 전혀 소개하지 않는다. 인터넷에 검색해봐도 정보를 찾기 힘든 건 마찬가지. 긴 시간을 들여 찾아와야만 이곳 갈남을 알 수 있다. 이 비밀 같은 갈남의 이야기를 전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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